영화 매트릭스가 현실로
미래학자 R. Kurzweil(2005)에 의하면 2030년경에는 컴퓨터의 계산력이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게 되는 특이점 시점이 오게 되는 데, 이 특이점 이후에는 인간의 마음과 기계의 지능이 수렴 연계되는 미래가 열린다고 주장한다. 인간의 지적 능력을 능가하는 그런 계산력을 지닌 컴퓨터가 나온다면 인간의 마음이 컴퓨터보다 우세하다는 개념이 깨지면서 인간의 마음과 컴퓨터의 지능 컴퓨터의 마음을 연결하는 새로운 입장이 제기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특이점 개념이 지금은 터무니없는 이야기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영화 매트릭스의 내용이 허구만이 아니라 실현 가능해지는 것이다. 실제로 그 허물어짐이 얼마나 완전하게 실현될 것인가는 차치하고라도, 그 무너짐이 상당한 정도일 것이라는 것, 그 영향이 우리의 일상생활에 밀접히 연결되어 있을 것임은 우리가 일상에서 자동차 운전 시에 사용하는 내비게이션 기기 예를 보아서도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우리가 자동차 운전하면서 내비게이션 기구에 전적으로 의존하여서 장소를 찾아가는 자기 자신을 돌아보거나, 펜을 들고 글을 쓰려면 생각이 잘 안 되고 글이 잘 써지지 않지만, 컴퓨터 앞에 앉아서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을 가동하게 시키고 키보드에 손을 얹어 놓자마자 글이 술술 써지기 시작하는 자신을 돌아본다든지, 몇 년 전만 하여도 일일이 기억하였던 전화번호를 이제는 휴대전화기에 다 저장하여 놓고 그 번호들을 잊고 있는 자신을 돌아보면, 내 머릿속에 있어야 할 기억이, 나의 생각하는 인지능력이 내 안에 잊지 않고 저 밖에 있는 인공물에 의존하여 이루어짐을 깨닫게 된다. 인간과 인공물의 구분이 무너지는 가능성이 무섭게 빨리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인간과 기계 경계가 허물어지다
인간과 인공물, 인간의 마음과 인공적(기계적) 지능 간의 경계가 허물어진다면 마음의 개념이, 인간 존재의 개념이 밑뿌리부터 재구성되어야 하는 시점이 닦아 오는 것이다. 이러한 변혁은 [신 중심에서 -> 인간 중심으로]의 17세기의 [제1의 계몽시대]의 생각 틀의 변혁에 못하지 않은 생각 틀의 변혁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인간 존재 개념의 재구성 도래를 [제2의 계몽(깨달음) 시대]의 도래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큰 변혁, 즉 인간과 인공물(기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인간 존재 개념을 바탕부터 재정립하여야 할 이 시점에서 마음 개념을 우리는 재구성 하여야 하는 것이다.
그 이후의 마음 개념의 탐구는 생득적 생물적 마음과 기계적 지능이 결합한 개념으로 재구성되어야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생물로서의 인간 마음, 컴퓨터 기계의 지능을 이분법적으로 나눠서 생각했는데 미래에 가서는 그것을 쉽게 나누기 어려운 시점이 오게 되고 두 개를 연결하는 관점이 필요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
러한 관점은 말하자면 통합적 유물론이라 볼 수 있다. 몸과 마음을 이분법적으로 생각해왔던 관점을 떠나서, 모든 것을 뇌로 환원시키려는 일원론적 유물론이 그동안 지배해왔는데, 미래의 시점에서는 이를 넘어서서 인간의 뇌와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작용하는 마음, 인공물의 지능과 구분하기 어려워지는 마음을 생각한다면 통합적 유물론과 같은 그런 관점이 제기되어 모든 것을 수렴 통합한 이론이 제기되어야 한다고 할 수 있겠다.
방법론적, 설명적 다원성 문제. 과연 마음을 정보처리체계, 계산체계,환경 및 몸과 괴리되지 않은 채 작동하는 체계로 볼 것인가 하는 개념적 기초의 문제에 못지않게 중요한 두 번째 과제로 제기되는 것이 마음에 대한 탐구의 방법론적, 설명적 충분성 확립의 과제이다.
인지과학의 과제
인지과학에는 연구 주제에 따라, 참여 학문에 따라 서로 다른 방법론들을 적용하여 인지 현상에 접근하여 왔는데, 특정 연구 패러다임에의 쏠림을 지양하고 주제에 따라 다른 연구 방법론을 적용하는 논리의 적절성, 타당성 문제, 다양한 방법론적 접근과 그 경험적 연구결과를 연결, 통합하는 문제 등이 해결되어야 할 방법론적 과제로 남는다.
이는 이미 앞서 제기한 문제인데, 앞으로 가장 중요한 논쟁의 대상이 될 것은 인지 현상 일반의 연구에 있어서 전통적 자연과학적 방법론의 적용과, 그러한 자연과학적 방법의 적용으로 다루는 데에 한계가 있는 영역인 의식, 감각질 같은 주관적 인지경험에 대한 해석학적 접근 방법 등의 조화 문제라고 볼 수 있겠다.
그와 함께 논의되고 해결되어야 할 과제는 연구자들의 그리고 일반인의 인지 현상 연구에서의 신경과학적 방법 적용 지상주의식 통념에 대한 건설적인 비판과 이러한 방법론적 쏠림의 대안을 모색하는 과제이라고 할 수 있다.
외재적 과제. 이상의 인지과학의 내적인(intensive) 과제에 덧붙여, 인지과학의 외적(extensive) 측면과 관련하여 다음과 과제를 생각하여 볼 수 있을 것이다.
미래 융합과학기술의 한 핵심축으로서 인지과학은 그 기초 학문적 연구에서 도출된 인지원리를 응용분야에 적용함에 있어서 형식언어 (formal language)화하여 계산적 절차로서 적용할 수 있는 컴퓨터나 로봇 시스템과 같은 계산적 시스템 응용 분야가 있는가 하면, 아직은 그런 형식화가 가능하지 않거나 그러한 형식적, 계산적 시도가 비효율적인 정서, 동기 관련 등의 영역들이 있다.
두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바가, 마음과 인지에 대한 인지과학적 탐구의결과의 중요성을 인정하지만 현재까지 밝혀진 인지과학의 원리가 이 두 분야 각각에 쉽게 적용할 수 있는 형태로 가다듬어져 있지 않거나 충분한 상태의 특히 절차적 지식으로 환원할 수 있는 형태의 지식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지과학이 앞으로 해결하여야 할 중요한 과제는 정서와 동기를 포함한 인지과학의 순수학문적, 기초이론적 연구 결과들(이론적 개념과 경험적 연구 결과 사실들)을 어떻게 하면 쉽게 응용장면에 적용할 수 있는 형태로 변형하여 제공할 수 있겠다고 하겠다.
그러한 방도가 강구된다면 [예를 들어서 각종 서술적 지식(knowing what의 명시적 지식)을 형식적 접근화 할 수 있는 절차적 지식(knowing how의 암묵적, 비명시적 지식)으로 변환하는 것 자체도 응용 인지과학의 연구 영역의 하나이다] 인지과학의 응용은 그 영역 범위의 확장이나 영향 면에서 상당한 발전을 이루리라 본다.